[동그라미, 세모, 네모김밥]
교회 셀가족 중에 김밥의 달인이 있다.
주말부부로 일주일에 한번 오는 남편 몫까지 지인은
몸이 열개라도 부족할만큼 분주하게 열심히 산다.
작은 체구에 어디서 그런 천하장사같은 힘이 솟는지...
항상 보면 대견하다.
감기로 한동안 힘들어하던 김밥의 달인이
퇴근하고 곧바로 운동갔다 왔는데, 작은 쪽지와 함께 현관 문고리에 김밥을 매달아 놓았다.
"00님~ 김밥이 먹고 싶어서 만들어 봤는데, 윤수 학교 갔다오면 함께 드세요~ 너무 조금 드려서 죄송해요~"
우리가족 먹고도 남을 3인분을 주고도 적게 줘서 오히려 미안하다는 사람~
나는 옆구리 터지는 김밥실력이라 이런 예술같은 김밥을 가져다 주면
보기만 해도 황홀하고 행복해서 먹기가 아깝다.
"감기로 아프다면서 이런 휘황찬란하고 엄청 어려운 김밥을 다 쌌대? 암튼 고마워~ 잘 먹을께~"
나는 무엇으로 이 사랑을 갚을지...모르겠다.
[녹차인지, 쑥인지 모를 녹색케익]
엊그제 우리회사 대표의 친구분이 사무실에 방문했는데, 한 손에 케익이 들려있었다.
"0사장님~ 뭔 케익이래요? 누구 생일이예요~"
"생일날만 케익 산대요? 사무실 여자들만 드세요~"
이런 센스 500점 사장님...
늘 방문하시면 즐겁고 늘 마음이 풍요로우신 분이다.
그래서 이 분이 사무실에 오면 사무실 냉장고를 싹싹이 뒤져서라도 맛난 것을 꺼내 드리고 싶어진다.
후배동료가 케익을 8조각으로 잘라서 한 접시씩 나눠줬다.
달지 않아서 내 입맛에 딱 좋았다. 그리고 뒷맛도 깔끔했다.
원래 케익 좋아하지 않는데...이 케익은 그 사장님의 마음이 들어 있어서인지 참 맛있었다.
[천연 주황색의 당근전]
어제는 퇴근한 후 냉장고 서랍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당근을 강판에 갈았다.
여기에 부침가루와 소금과 설탕 약간을 넣고 잘 섞어서
기름 두른 후라이팬에 전을 부쳤다.
눈에 좋다는 당근을 챙겨서 먹기는 힘들고 해서
아예 당근전을 부쳐서 간식으로 먹었다.
보기에도 예쁜 천연색의 음식을 대하면, 일단 눈으로 먼저 먹게 된다.
눈으로 먼저 먹어서인지 맛으로 느낄때는 그 맛이 배가 된다.
미각도 중요하지만 맛에는 시각도 중요하다.
맛 없게 보이면 손이 가지 않으니까...
안. 먹. 는. 다.
보기 좋은 음식은 손이 자동으로 가게 됩니다.
예쁜 사람이 지나가면 자동으로 눈이 돌아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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