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옛길따라 서석대 가는 길에]
“지난 한달 동안도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은혜 가운데 잘 보냈음을 감사드립니다.”
울 아들이 군대가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매월 첫날인 하루만 새벽기도를 나갔다. 매일 새벽제단을 쌓고 있는 남편이 새벽기도 드리는 것을 힘들어 하는 날 위해 많이 배려한 조치인 것이다. 한달에 한번이라도 함께 가자고 한 것이다. 그러니 매월 1일 새벽예배에 나가서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가 항상 저 멘트로 시작했다.
울 아들이 입대하기 하루 전날, 내일부터 새벽기도 같이 나가자고 남편이 얘기할 것 같은데, 뭔 말이 없다. 그래서 아들을 위해 내가 먼저 선포했다.
“자기야, 내일 아들이 입대하는데 나 내일부터 계속 새벽기도 나갈 거야.”
2014년 3월 24일부터 나는 특별한 일을 빼고는 거의 새벽기도를 나가고 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지나고 있는데, 새벽 5시 알람소리에 자동으로 일어난다. 어쩔때는 남편의 스마트폰 알람까지 꺼줄때가 있을 정도로 나는 새벽을 깨우며 산다. 모든 것 아들이 나를 그렇게 만들어주었다. 고마운 아들임에 틀림없다.
“하나님, 저에게 이런 저런 것을 채워 주세요~”
나는 지금껏 하나님께 내 것을 채워달라고 아주 초짜 성도의 기도를 드렸다. 그러나 어느날부터 나는 무엇을 해달라는 기도가 아니라 감사 기도가 계속 나왔다.
“하나님, 저에게 이렇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아침 새벽예배 드릴때도 계속 감사기도가 나왔다.
외동아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해서 군입대할 수 있음이 감사하고, 대학에서 클래식 피아노 전공자인데 일반병이 주일 교회에서 예배드릴 때 피아노를 치며 봉사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아들의 대대장님이 독실한 크리스챤이라 감사하고, 매주 한번씩 아들이 전화해서 목소리를 들려줘서 감사하고, 내 고교동창 신랑이 000 출신인데 드러내지 않고 도움줘서 감사합니다.
내가 출석하는 교회에 권사 직분 주심에 감사하고, 고등부 교사로 아이들을 사랑할 수 있게 기회주셔서 감사하고, 목사님 말씀이 매주 은혜가 넘쳐서 감사하고, 교회의 동역자들이 많아서 감사하고, 섬김과 배려의 성도들이 많아서 소망과 희망을 넘치는 교회라 감사합니다. 자기 자식들이 곧 중등부에서 고등부에 올라가니 언니가 내 아이의 반을 맡아서 키워줬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부탁하는 제자훈련 동생들이 많아서 감사하고, 많은 것이 부족한데 그저 좋게 봐줘서 감사합니다.
건설회사에서 17년째 회계 업무를 맡고 있는데, 돈을 돌처럼 생각하게 하심에 감사하고, 특별보너스가 나와서 십일조를 더 낼 수 있어서 감사하고, 집에서 회사가 가까운 거리라서 감사하고, 사무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서 감사하고, 6시 땡! 퇴근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대표님이 쿨하시고 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세상에 아직도 할 일이 많아 바쁘니 나중에 교회 다닌다고 했던 내가 30대 후반에 남편이 전도해서 교회 다닐 수 있음에 감사하고, 늘 불평불만이 많고 미성숙한 신앙으로 인해 남편을 힘들게 했는데, 지금이라도 깨닫게 하심에 감사하고, 쉬는 날 남편과 함께 등산을 하며 많은 대화로 소통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부족한 아내의 빈자리를 말없이 채워주는 살갑고 가정적인 남편이라 감사하고, 새벽에 같이 예배 드리러 갈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주변에 신실한 신앙으로 간증을 많이 듣게 하시고 나를 성숙시키는 계기로 삼아주심에 감사합니다.
주님, 내 인생이 감사 기도로 물들게 하소서.
주님, 이 글을 읽는 자들이 한번이라도 자기만의 감사 기도를 드리게 하소서.
주님, 주님이 얼마나 나를 사랑하는지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을 우선순위에 두고 순종하며 살려고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실수하며 살지만 매일 깨달음을 주시어 감사하며,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서 감사하고, 상대를 통해 내 자신을 배우게 하시고 사건을 통해 내 주변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이 시간 새벽에
남편과 함께 주님 전에 나와 예배 드릴 수 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글을 쓸 수 있음에 또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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