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행복,나의 글쓰기

[수영 배우기 ①] 몸에서 힘빼기다

순수산 2014. 7. 24. 15:20

 

 

10 여년 정도 헬스클럽을 다니다기 올여름 작정하고 수영장을 다니고 있다. 웬만한 운동은 그런대로 할 수 있는데, 수영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이 내 호기심을 늘 자극했다. 잠수도 할 줄 알고 심지어 물에 뜰수도 있지만 제대로된 수영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늘 물에서는 자신감이 없었다. 내 부족함이 배움의 의지를 높였다. 6시 20분에 시작하는 강습을 받기 위해 퇴근후 총알탄 운전을 해서 체육고 수영장으로 향한지 2개월째 되어간다.

 

기초가 중요하다.

무엇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이 기초가 튼튼해야 된다. 기초가 부실하면 사상누각이 된다. 음·파 호흡법이며 발차기, 킥판 잡고 잠수하기 등 한달째 기초를 배운다. 빨리 자유영의 팔동작도 배우고 싶고, 침대마냥 물에 누워 멋지게 배영도 하고 싶은데, 지겨울만큼 기초만 배

우게 된다. 이때 인내가 필요하다. 꾹 참고 트레이너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 어설프게 자유영 흉내내면 야단 듣는다.

 

여유를 갖고 배우자.

한달 막바지에 접어드니 자유영 팔동작을 배우게 되고 킥판 없이 그냥 맨몸으로 자유영을 하라고 한다. 지금껏 킥판에 의지하며 간신히 물에 떠다녔는데, 킥판을 없애면 당연 물에 빠지는 것 아닌가. 단, 고개를 돌려 호흡을 하면 된다는데, 이놈의 몸이 굳어서 비스듬히 고개를 돌려 호흡을 할라치면 바로 물속으로 몸이 들어가 버려 빠른 호흡을 하다보니 바쁘다. 트레이너가 빠르게 호흡하지 말고 여유를 갖고 천천히 습득한대로 하라고 하는데, 그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급하게 호흡을 하지 않으면 물속에서 숨막혀 돌아가실 것 같은데, 어떻게 여유를 찾으라는 말인가. 그런데 하루 이틀 연습을 하다보니 아주 조금씩 자세가 잡혀간다. 호흡도 길어지고 아주 짧지만 여유도 느껴진다.

 

몸에서 힘빼기다

수영 두달째 접어드니 물위에 누워보라,며 배영을 가르친다.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누우라고 하는데, 어라 누우니 물속으로 뽀로롱 빠지며 수영장 락스물을 한모금 마셔줬다. 이참에 몸속의 해충들이 많이 죽었으리라. 이것이 어찌 된 일인가. 계속 연습해도 나만 물에 빠진다. 다른 회원들은 트레이너가 하라는대로 누워서 잘간다. 내가 잘못하고 있나? 살짝 자존심이 상한다. 몸에서 힘을 빼면 사람의 상체는 물에 뜨게 되어 있단다. 단, 허리를 끌어올려주고 발차기만 해주면 배영이 된다는 것이다. 여러날 연습해도 나는 계속 물에 빠진다. 내 안에 얼마나 힘이 들어 있다는 것인지. 내가 물을 엄청 무서워 하나보다. 그런데 이또한 연습하다보니 아주 미세한 변화를 느끼며 배영이 되어간다. 이제 호흡을 잘하고 팔동작을 연결하면 된다. 배영은 물속에서 살겠다고 발버둥치면 가라앉고 나 죽었소~하며 나를 포기할 때 물에 비로소 뜨게 된다.

 

매일 꾸준히 연습하자

수영을 잘하지 못하니, 강습이 있는 날에는 빠지지 않고 나가려고 한다. 수영이 내 몸에 익을때까지 매일 연습밖에 없다. 강습이 끝나면 남아서 복습도 한다. 강습시간에는 차분히 내 운동을 하기에 바쁘다. 그러니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집중적으로 연습하려면 남아서 해야 한다. 매일 꾸준히 연습하다보면 어느날 물과 내 몸이 하나가 될 때가 올 것이다. 배워야 한다는 큰 의무감 보다는 더운날, 시원한 물에서 논다는 개념으로 즐겁게 하다보면 물개 사촌쯤은 되어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