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행복,나의 글쓰기

[수영 배우기 ②]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

순수산 2014. 8. 14. 15:47

 

 

 

 

수영을 시작한지 세달째 접어드니 평영을 배우기 시작한다. 평영 발동작을 배우는데 배영 어려운 것은 어려움 측에도 들지 않을만큼 평영이 어렵다. 생각따로 몸따로 분명 이론상으로는 알 것 같은데, 영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누워있는 풍뎅이마냥 한곳에서 뱅뱅뱅 돌고 있는 내 배영 실력이 이제는 앞으로 쭉쭉 차고 나간다. 신기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배영을 하면 뽀로롱 물에 빠졌는데...... 인생사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수영도 그렇다.

 

언니, 동생 관계가 되면 수영장 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나는 외동아들이 군대에 있는데, 자기는 큰 얘가 몇 살이야?”

“......, 저 아직 미혼인데요.”

“오메~ 어짜까. 미안, 미안해!” 다급하니 사투리가 나온다.

운동을 같이 하는 여자들은 나이를 밝히면 바로 언니, 동생 관계가 되어서 교통정리가 된다. 또한 자녀들 나이를 얘기하면 대화가 훨씬 수월해져서 말했건만, 나는 미스한테 완전 큰 실수를 한 것이다.

“언니, 괜찮아요. 남들도 그렇게 물어볼 때 있어요. 서른아홉이니 그냥 편하게 제 이름 불러주세요.”

우리는 그날 이후로 더 친한 관계가 되었다. 그 동생은 사람 좋은 미소를 띄우며 수영장에서 나를 보면 언니~,하고 달려온다.

비록 수영를 배우려고 모인 사람들이지만 슬쩍 눈인사만 하는 것보다 이름도 알고 나이도 알아서 소통하다보면 수영장 가는 것이 훨씬 즐겁다. 나는 누굴 만나든 초면에 친구를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수영장에서 동생들을 보면 반갑게 이름을 불러준다. 우리 회원들 중에 이름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내가 아닐까, 싶다.

 

수영도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기업만 벤치마킹을 하는 것이 아니다. 수영도 그렇다. 7시 20분 강습이 끝나면 바로 자유 수영 레인으로 간다. 50분 정도 동생들하고 종종 남아서 복습을 한다. 그런데 이 자유수영 레인에는 상급반들도 많이 있다. 물개 선배들의 수영을 잘 관찰하는 것도 나에게 도움이 된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얘기를 한다. “어떻게 하면 수영을 잘 할 수 있나요? 정말로 선수가 따로 없네요. 배영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좀 가르쳐줄 수 있나요?”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렇게 얘기하면 백프로 다 가르쳐준다. 나는 이렇게 해서 배영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수영을 오래 다닌 사람들은 나름 노하우가 있다. 강습 시간에 느끼지 못한 여유를 느끼며 그 선배들이 내 개인레슨 선생님으로 만드는 것이다.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

자유영, 배영까지는 회원들이 어느 정도 많더니, 평영을 들어가니 회원들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 같다.

“언니, 평영이 정말 어려워. 수영 그만 둘까봐.”

수영을 같이 배우는 동생이 내게 하소연을 한다.

“3년도 아니고 고작 수영 배운지 3개월 접어들면서 어렵다는 말이 나오냐? 적어도 1년은 해보고 그때도 힘들면 그만 두렴.”

인내는 괴로움이나 어려움 따위를 참고 견디는 힘이다. 끈기는 쉽게 단념하지 아니하고 끈질기게 버티어 나가는 기운이다.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것이 어디 수영뿐이겠는가. 내것으로 만들려면 이 과정은 꼭 겪어야 한다.

 

수영도 예습 복습이 꼭 필요하다.

수영 강습을 가기 전에 나는 컴퓨터로 수영 동영상을 여러차례 보고 간다. 머리로 일단 더 배워두는 것이다. 평영 발동작의 진도가 나간다면 먼저 컴퓨터로 조회해서 이론공부는 철저히 하고 간다. 물론 이론이 실전에서 백프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많은 도움은 된다. 그리고 강습이 끝난 후에는 자유 수영을 하면서 그날 배운 수업을 복습하며 내 몸에 익히는 것이다. 공부만 예습, 복습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수영에도 꼭 필요하다.

 

내가 큰 아이는 몇 살이냐,고 물어봤던 올드미스 동생한테서 카톡이 왔다.

“언니, 오늘 강습 끝나고 남아서 수영 더하고 가자.”

“그래, 오늘은 수영도 더 하고, 찜질방에서 얘기도 더 나누고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