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대학 동창 모임이 진도에서 있었다. 이번에는 부부동반으로 8명이 모였다. 진도에서 살고 있는 친구의 초대로 1박2일을 멋진 여행을 다녀왔다. 금요일 저녁 한정식당에서 모였다. 진도 친구는 우리들의 저녁식사를 위해 식당의 직원들까지 퇴근 못하게 양해를 구한 후 우리들만의 맛난 시간을 갖게 되었다. 또한 친구는 부부가 묵을 수 있는 펜션을 각각 예약해 놓았다.
“뭐하러 방을 각각 잡은거야? 이럴 때 남자방 여자방 두 개만 잡으면 되는데...”
친구 부인을 비롯하여 우리들한테 된통 야단을 맞은 친구는, 본인의 깊은 뜻을 몰라준다면 서운해했다. 어찌 되었든 우리는 모처럼 부부가 전망좋은 펜션에서 멋진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아침 9시에 모여서 아침겸 점심을 밖에서 먹고 본격적인 진도 투어를 나서자.”고 하고 헤어졌는데, 우리부부는 새벽 6시에 자동으로 일어났다. 도저히 잠으로 시간을 보내기가 아까웠다.
정갈하고 전망좋은 곳에서 1박을 하고 바닷가라 바람이 많이 불기에 바람막이를 입고 셀카봉을 들고 펜션을 나와 바닷가를 거닐었다. 다른 친구들은 지금 쿨쿨 자고 있는 시간에 우리부부는 새벽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아무도 없는 둘만의 공간을 거닐었다. 우리부부는 어딜가면 꼭 이렇게 아침일찍 일어나 숙소 주변을 산책을 한다. 잠을 자는 것보다 훨씬 좋다. 아침 햇살이 기지개를 펴고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이 장엄하기까지 했다. 잔잔한 진도 바닷가 뒤에는 산도 있었다. 사진을 찍은후 남편은 친구그룹카톡에 잘 나온 사진 몇장을 전송했다. 잠결에 본 친구들은 한결같이 “이 새벽에 뭔 짓이람?” 이런 표정이 아니였을까, 싶다. 허나 우리부부는 행복했다.
우리부부는 어딜가든 숙소에서 새벽에 일어나면 주변을 산책하면서 많은 행복감을 느꼈기에 빠뜨리지 않는 행사가 되었다.
'순수산 이야기[2] > 여행,일상을 벗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도] 하얀 벚꽃, 노란 유채꽃, 파란 바다가 한폭에 그려지다 (0) | 2015.04.22 |
---|---|
[진도] 해안도로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세방낙조 전망대 (0) | 2015.04.21 |
[진도] 세월호 1주년, 잊지말고 기억하자 (0) | 2015.04.15 |
[거제도 장사도] 조금만 유치하면 인생이 즐겁다 (0) | 2015.04.01 |
[거제도 장사도] 동백 터널길에서 김수현 전지현처럼 해보자 (0) | 2015.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