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정상
전국 국립공원 등산하기,가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이다. 감사하게도 이번 휴가때 소백산을 등산했다. 아침 7시에 광주에서 출발하여 무더위를 뜷고 4시간을 운전하여 충북 단양에 도착했다. 먼저 소백산국립공원 북부관리사무소에 예약해 둔 숙소를 체크한 후 4키로의 거리에 있는 천동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다. 소백산 등산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소백산은 7키로의 거리이며, 왕복 6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12시 정오에 등산을 시작했다. 장거리 운전으로 피곤도 했지만 6시간 동안 더위와 외로움과의 싸움이라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등산을 하는데, 남편과 나의 거리는 10m 정도 벌어져서 올라갔다. 등산 초반에 무척 힘이 들었다. 아무 말 없이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뚜벅뚜벅 걸어갔다. 계곡에서 노는 사람은 많았으나 등산객들은 별로 없었다. 당연하다. 7키로라는 거리도 걱정인데, 무더위와 싸워야 한다는 것이 또한 걱정이였다.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틱틱 스틱소리 외에는 정적이였다. 비로봉 정상이 1439m 인데 1000 고지까지는 계곡 물소리와 함께 했다.
녹색 풀 속에 활짝 핀 오렌지색 동자꽃과 나리꽃이 우릴 반겼다.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을 간다고 하는 주목도 만났다. 국립공원이라 등산길이 널지막해서 좋았고, 탁 틔인 전경이 시원했다. 또한 계곡 물소리가 계속 따라와 줘서 시원했다.
소백산은 한반도 중심에 우뚝 솟은 백두대간의 장대함과 신비로움을 간직한 민족의 명산으로 형제봉을 시작으로 남쪽 산맥을 따라 신선봉, 국망봉, 비로봉, 연화봉, 형제봉 등을 아우르는 온화함이 엿보이는 산이다. 또한 소백산은 봄이면 새색시 얼굴처럼 발그레한 철쭉으로 홍조를 띠다가 여름에는 푸른 머리를 바람으로 시원하게 빗어 넘기고, 가을에는 울긋불긋 비단옷을 곱게 차려입는가 싶더니 겨울이면 온 산을 하얀 눈으로 덮어버리고 시침 뚝 떼며 도도한 자태를 뽐낸다.- 관광안내책자 발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다. 천동 쉼터에서 흐르는 물에 손수건을 빨아 땀을 닦고 막바지 발걸음을 재촉하여 걸었더니 정상 비로봉에 드디어 도착했다. 등산객이 별로 없으니 서로 표지석에서 사진 찍으려고 하지 않아도 되었다. 경상도 창원에서 온 가족과 인증샷을 서로 찍어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우리의 목적지에 도달했으니 한시름 놓고 여유를 즐겼다. 산에 오른 자만이 느끼는 그 감동을 오랫동안 느끼고 싶었다. 정상에는 잠자리떼가 활기치며 가을을 재촉했다.
하산하는 길, 스틱을 접어서 배낭에 넣어버리고 껑충걸음으로 내려왔다. 오르는 길보다 훨씬 가벼운 하산길. 힘들어서 대화없이 등산했던 길은 여유가 생겨 이것저것 대화를 하며 내려왔다. 하산길도 꼬박 3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깨끗하고 넓은 숙소에 도착했다. 마트에서 오이고추, 고추장, 검정콩 막걸리를 사서 햇반과 라면으로 소박하지만 있을 것 다있는 멋진 저녁식사를 차려 먹었다. 행복한 저녁, 나이가 들어도 남편과 함께 이런 소박한 저녁을 자주 보내고 싶다. 오늘의 할 일을 안전하게 참 마쳤다는 안도감이 우릴 기쁘게 했다. 그저 모든 것이 감사로 다가오는 날이였다. 우리는 오늘의 미션을 잘 완수했다. 내일은 또 어떤 설레임의 여행일 될지 궁금하다.
주목
소박한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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