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산 이야기[2]/힐링,나의 산얘기

[화순 백아산] 파란 하늘다리에서 공중부양으로 날다

순수산 2015. 10. 1. 09:46

 

 

 

 

한달에 한번이상 등산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몸이 말을 걸어온다.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첫날, 토요일에 우리는 화순 백아산에 올랐다. 명절 준비로 금요일부터 시댁으로 내려간 분들도 많은데, 감사하게도 내가 좋아하는 산행을 하게 되었다. 추석이 되면 우리시댁 식구들은 모두 모여 오래전부터 1박 2일 가족여행을 떠난다.

 

백아산은 전남 화순군 북면 수리, 노치리, 이천리, 용곡리, 송단리, 원리 일대에 위치해 있다. 전남 내륙권 조망에 좋은 백아산은 높이가 810m 이다. 산봉우리가 석회석암으로 되어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흰 거위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서 산의 명칭 '하얀 거위'라는 뜻의 백아산이다. 팔각정이나 정상에서는 지리산, 무등산, 모후산, 조계산을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다. [다음 백과사전 발췌]

 

이번 산행코스는 백아산 관광농원-능선삼거리-하늘다리-백아산정상으로 잡았다. 1시간 정도 달려서 관광농원에 주차를 하는데, 우리 차량뿐이다. 그야말로 한적하다. 일찍 나선 길이기도 하지만 연휴 첫날에 누가 얼마나 산행을 하겠는가. 그래도 모름지기 등산객들이 있어줘야 하는데 하늘다리까지 오르는 2km 동안 산행 동무들을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우리부부가 백아산을 전세낸 듯 했다. 등산을 같이 다니는 친구같은 우리부부, 도란도란 얘기가 깊어진다.

 

등산을 하다보면 예기지 못한 일을 접하게 된다. 예전에 장흥 사자산에 갔는데 정말로 그 산에는 우리부부밖에 없었다. 인적이 끊긴 폐산이라고 해야할까. 참으로 이상했다. 이정표도 없었다. 얼마나 산이 험했던지 오며가며 여러번 넘어진 기억이 난다. 그 산을 다녀온 저녁에 기력이 쇠잔하여 엄청 아파서 병원에 다녔다. 장흥이 고향인 사람한테 사자산에 대해서 물어봤더니 산불이 크게 나서 등산객이 없고 사람들도 많이 죽었다고 했다.

 

백아산은 2013년도에 하늘다리가 만들어졌다. 가을하늘 아래 파란 다리가 깨나 멋진 풍경이었다. 우리는 이 다리에서도 셀카놀이를 하고 흔들거리는 다리에서 겁없이 공중부양을 했다. 여러번 공중부양을 하다보니 멋진 모습이 연출되었다. 하늘다리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반대편에서 몇사람이 하늘다리를 향해 다가왔다. 산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이다. 막걸리라도 같이 하자고 우리부부를 부르기에 우리는 정중하게 거절했다.

 

남도자락에는 세 개의 다리가 있는데, 화순 백아산은 하늘다리가 있고, 영암 월출산과 순천 강천사에 구름다리가 있다. 하늘다리에는 강화유리로 다리 아래를 쳐다볼수 있게 만들어놓았다. 아찔하고 짜릿한 재미였다. 산행을 하면 정말로 행복하다. 눈으로 보는 초록의 산세가 좋다. 코로 들이마시는 청아한 공기가 좋다. 귀로 듣는 바람소리 새소리가 좋다. 그리고 우리 부부의 대화소리도 좋다.

 

매번 산행이 힘들지 않는 적은 없다. 그러나 그때마다 피로를 풀어주는 그 무언가가 꼭 있었다. 이번 산행에서는 저 아래 바위 틈사이에서 불어오는 자연 에어컨 바람이 시원했다. 흘린 땀을 대번에 씻겨주는 참 고마운 바람이었다. 얼마나 바람이 불어오던지 손수건을 갖다대니 펄럭펄럭 바람의 세기를 알 수 있었다.

 

백아산 정상에서 50대 남성분들을 몇사람 만났다. 셀카봉으로는 멋진 사진을 찍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굳이 우리부부의 사진을 찍어준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부부가 산행을 함께하니 참 보기 좋다고 칭찬을 해줬다. 나는 지인들에게 부부산행을 강력히 추천한다. 그어떤 운동보다 산행만큼 부부가 함께 하면 좋은 것도 없다. 연휴 첫날, 행복한 백아산 산행을 잘 다녀왔다.

 

 

 

 

 

 

[각시바위]

 

 

 

[하늘다리에 도착했을때까지 우리뿐]

 

 

 

 

[공중부양]

 

 

 

 

 

 

 

 

 

 

 

 

[에어컨 바람 맞다]

 

 

 

 

 

[마당 바위]